1976년 설립된 이후, 민주화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위해 고문과 조작을 일삼던 남영동 대공분실이 보안분실로 이름만 바꾼 채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직제상 경찰청 보안국 보안3과인 남영동 보안분실은 대지 2,532여평에 건평 915여평 규모로 7층 규모의 본관과 2층 규모의 부속건물, 2층 규모의 별관과 테니스 코트 2면 등이 배치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모두 51명입니다. 1인당 50평을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남영동 보안분실은 1987년 박종철 열사를 고문으로 숨지게 한 것을 비롯하여 숱한 고문, 조작의 반인권적 치욕을 간직한 이 공간이 여전히 이름만 바꾼 채, 보안경찰에 의해 국가보안시설로서 폐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치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방첩 업무에 종사한다고는 하나, 적은 인원이 이처럼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는 해방 60주년, 경찰 창설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 2005년을 맞아 ‘남영동 보안분실을 국민에게!’라는 캠페인을 통해, 고문과 조작의 상징인 남영동 보안분실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경찰도 이제는 고문과 조작이라는 구시대적 짐을 내려 놓고, 과거의 아픈 상처를 함께 기억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맞는 경찰의 역할, 나아가 국가의 역할을 다시금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남영동 보안분실을 국민에게!’ 추진위원회는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조만간에 공식 출범할 예정입니다.

 출범 직후, 남영동 보안분실을 방문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여, 이해찬 국무총리,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 허준영 경찰청장 등 관련 인사들을 면담하는 등의 교섭 활동과 남영동 보안분실에 대한 인간띠 잇기 행사, 남영동 보안분실 앞에서의 거리 공연, 각계 각층의 서명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남영동 보안분실은 역사적 상징석이 높은 공간입니다. 1993년 문민정부, 1998년 국민의 정부,  2003년 참여정부는 모두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사건을 계기로 진행된 1987년 6월항쟁의 정신과 성과를 계승하겠다고 자임한 정권들입니다. 정권이 여러차례 바뀌고, 독재정권과 독재자의 안위만을 위해 활동하던 경찰의 역할이 이제는 시민에 대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그 위상이 변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악명 높은 고문과 조작의 상징적 공간이 여전히 보안경찰에 의해 보안분실로 쓰이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 수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남영동 보안분실을 국민에게!’ 추진위원회는 경찰청과 서울시 소유로 되어 있는 남영동 보안분실의 대지와 건물이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남영동 보안분실이 박종철 열사 등 민주화운동가들에 대한 처참한 고문을 기억하는 ‘기억의 공간’, 일반 시민들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참여의 공간’, 인권피해자 또는 소수자들을 위한 ‘나눔의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사를 기억하고, 인간파괴의 현장을 기억하고, 인권피해자, 소수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남영동 보안분실을 국민에게!’ 추진위원회는 약간명의 대표와 고문, 그리고 추진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추진위원은 누구나 될 수 있으며, 개인과 단체 모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추진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가입하시면 됩니다. 추진위원이 되기 위한 별도의 가입비는 없으며, 가입 자격은 남영동 보안분실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이면 됩니다.